농사

[스크랩] 간지럼 타는 배롱나무/손짓과 바람 구별하는 뽕나무

남강지리 2008. 12. 30. 14:09

간지럼 타는 배롱나무


7월에서 9월까지 약 1백일 동안이나 붉은 꽃을 피워 나무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 한자로는 파양수(-痒樹), 즉 󰡐간질임을 두려워하는 나무󰡑인데, 전라 충청도 지역에서는 실제로 이 나무를 간지럼나무로 부른다. 원숭이도 떨어질 듯한 반질반질한 줄기에는 흰빛이 얼룩얼룩한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를 손톱으로 살살 긁어주면 나무 전체가 간지럼을 타는 것처럼 산들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배롱나무가 손톱자극에 대해 어떤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켜 산들거리는지 그 이유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식물들이 자극에 민감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실제로 간지럼을 타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짓과 바람 구별하는 뽕나무


흔히 의식이 없고 자극에 대한 반응도 거의 없는 사람을 󰡐식물인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말은 식물에게는 참으로 모욕적인 말이다. 식물 생리학자들에 따르면, 식물은 무감한 존재가 아니라 자극에 매우 민감하고 공격자에게는 적극적인 방어를 하는 활동적인 존재이다. 또한 식물 상호간에도 의사소통을 하면서 다가올 위험에 공동으로 대비하는 지혜를 보이기도 한다.

농촌진흥청 잠사곤충부의 이완주 부장은 지난 94년부터 식물이 외부자극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한 바 있다. 식물의 체내에는 늘 미약한 전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뽕나무에 검류기를 설치하고 전류의 변화를 관측했다. 잎을 손으로 잡거나 뜨거운 것을 대고 있는 동안에는 전류가 계속해서 격렬하게 변동하다가 손을 떼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선풍기를 가져다가 바람을 일으켜 주면 전류는 처음에 심하게 반응하지만, 2분쯤 지나면 바람이 계속 불어도 전류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식물이 인위적인 자극과 자연의 자극을 구별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손 타는 강아지는 안 큰다'는 말처럼 식물도 자꾸만 귀찮은 자극을 주면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이 저해된다. 옛 어른들은 웃자란 곡식들이 쓰러지지 말라고 아침마다 장대를 들고 곡식을 쓸어주었다. 이렇게 하면 태풍이 와서 다른 집의 곡식들이 쓰러져도 장대로 쓸어준 곡식은 단단히 설 수 있었다. 바로 식물에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어 생장을 억제한 때문이다. 식물이 휘었다 폈다 하는 자극을 많이 받으면 체내에 에틸렌이 많이 분비돼 이것이 길이 생장을 억제하고 부피생장이 증가하도록 작용한다. 바람이 그칠 날 없는 고산지방에서 키 낮은 식물들이 많은 것도 계속되는 바람이 식물을 흔들어대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바람 속에서도 스트레스로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바람 같은 자연의 자극에는 일시적으로 반응하다가 더 이상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펌글>

출처 : ◈ 민초들의 향기마을 ◈
글쓴이 : 민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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